close

닫기

원전 지원금 지자체 소모성 경비 쓰여, 왜?

이원우 선임 기자

입력 2020-01-29 17:44:53

  • 추가
  • 삭제
  • 프린트
추천
0
▲  2014~2018년까지 2억2천여만원의 원전지원자금으로 석읍리 마을회관 부지 매입 및 건립, 상수도 관로보수, 마을 안길 확포장 등에 사용했으며, 일부는 2016년 9월에 발생한 태풍 '차바' 피해 복구에도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다. 사진은 태풍 '차바' 피해 복구 현장.


지역주민 소득 증대, 생활환경 개선 규정 외면

 

한수원이 부담하는 사업자지원사업비는 취지와 달리 일부 지역 단체들의 ‘소모성 경비’에 쓰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원전지원사업은 지역주민들의 소득 증대와 생활환경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규정한다. 원전 신규 부지로 선정된 지자체에 지급하는 특별지원사업(2019년 10월 준공 예정인 신한울 1·2호기의 경우 1천2백76억원 지원을 제외하고 매년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은 크게 기본지원사업과 사업자지원사업으로 나뉜다. 

법이 규정하는 기본지원사업은 주변 지역 개발과 주민 복리를 위해 시행하는 소득증대사업·공공시설사업·육영사업·주민복지지원사업 등이고, 사업자지원사업은 교육장학사업·지역경제협력사업·지역복지사업 등이다. 

원전 지역 지원사업제도가 28년 동안 지속돼왔지만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지역에 변화가 없고 지원사업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결국 지자체는 지원금을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지역주민 소득 증대 사업보다 눈에 보이는 사회간접자본 사업에 쓰는 일이 많다. 

‘원전 주변 지역 지원제도의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는 “2006~2013년까지 기본지원사업 금액의 52%가 도로·항만·상하수도 등의 공공시설 지원과 보수에, 사업자지원사업도 29%가 건설형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에 활용됐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원전 주변 지역의 마을회관 신축, 도로 보수 등은 모두 지원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지자체가 원래 집행해야 하는 사회간접자본사업 예산을 지원금으로 대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산자부 용역으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수행한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제도 개선 방안’보고서는 “원전 지역 자치단체의 SOC 투자사업 예산이 증가하는 기간 동안 해당 자치단체의 국토·지역개발 예산은 감소했다”며 “지원금이 단순한 자치단체의 재정 보조 수단으로 변질된다”고 꼬집었다.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는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지원사업비 운영 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는데 “문중회·번영회·각종 체육단체 등 지역 특정 단체의 각종 행사, 수익사업 등에 돈이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또 소방서나 관공서가 화물차량 구매비, 민원실 신축비 등 자체 예산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을 한수원에 청구하거나, 지자체가 드라마세트장 건립에 수십억원을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후 지원금 집행 대상과 사업 내용을 제한하기로 제도를 개선해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일회성·소모성 지역사업에 지원금이 쓰이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5년간(2013~2017) 한수원 지원사업 신청내역 및 심사결과를 보면 중·고등학생 장학사업이나 저소득층 자녀 급식비 지원 사업같이 사회공헌, 주민 복지 성격을 띤 사업도 여럿 진행하지만, 경로잔치·음악회·노래자랑·체육대회 행사 비용, 마을 비품 구매 등에 대한 지원금 집행도 1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