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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꼭 짖어야 하는 동물일까?

권기진 세이프독 반려견 교육센터 기자

입력 2019-10-06 17: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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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개는 짖어야 개 답다는 말들을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개, 어디서 만나든 개라는 동물은 거의 모두가 짖기때문입니다.
인간이 기르는 동물을 비롯해 자연에서 살아가는 그 어떤 동물도 개들처럼 큰 소리를 지르지 않으며 소리를 낸다 하더라도 발정기 등 특정한 경우에 그칩니다.
하지만, 개들은 좋거나 싫거나, 겁나거나, 화나거나, 흥분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감정상태에서
소리를 지르는 특이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집에 기르는 강아지가 하도 짖어 단골 동물병원 수의사에게 자문을 얻으러 가 "선생님, 우리 강아지가 시도 때도 없이 짖는데 어떻게 해야 덜 짖을까요?" 라고 물었더니, 수의사분의 답변은 "개는 원래 짖는 동물 아닙니까?"였다더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원래 짖음을 사용하는 동물이더라도 그것을 완화 또는 짖지 않도록 해 줄 수는 있습니다.
개들이 짖는 것은 흥분과 불안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짖더라도 흥분하거나 불안을 느껴야만 짖음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야생의 개들은 짖음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팀버울프 같은 오래된 개의 조상격 순종늑대들은 짖음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짖음이란, 소리를 통한 표현이 지나치게 강화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갯과 동물들이 좀처럼 짖음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짖음은 자신의 정체와 위치를 직접적으로 노출시키는 실수가 될 수 있고, 위급상황이 닥치면 짖고 저항하기보다 도주를 택해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길러지는 개들은 도주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짖음으로써 경고와 저항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어 합니다.
이것은 야생의 개들과 정 반대되는 생존전략입니다! 개들이 위험을 무릎 쓰고 짖어 경고하고 저항하려는 것은 이들이 야생개들 처럼 도주를 할 수 있는 여건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야생의 개들은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몸을 숨기거나 멀리 달아날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지만, 우리가 기르는 개들은 콘크리트벽에 갇혀있고, 철로된  개장에 갇혀있고, 줄에 매여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들은 인간과 살아온 대대로 도주를 선택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쉽고도 편리한 생존수단을 버리고 힘들게 짖고 긴장하면서 짖어댈 수 밖에 없게 되어온 것입니다. 
사람들은 개들이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 낯선 사람을 보고 짖는다 생각하기도 하고, 집에 온 손님이 돌아 갈때 손에 뭐라도 들고 나가면 그것을 훔쳐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짖는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개들은 사람을 보호하기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동물이 아닙니다!'
개들은 곁에 있는 사람이 자신과 밀착적인 경우 그 사람의 편에 서서 짖습니다. 같은 무리라고 여기기 때문에 힘을 합해 쫓으려는 것이지, 그 사람을 지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집에 사람이 있을 때 손님이 방문하면 용감하게 짖어 쫓아내려 하던 개라도,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사람이 들어가면 짖음은 몇 번 만에 그치고 방이나 식탁 밑에 숨거나 아주 상냥한 개 인 듯 들어온 사람에게 아양을 부리는 행동을 합니다.
혼자 남겨진 개는 비로소 개로써의 모습, 개로써의 생존전략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실내에서 아무리 도망 가봐야 숨을 수가 없지만, 그 안에서라도 도주를 택하는 개가 있고, 도주가 의미 없다 여기는 개는 처음 보는 침입자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꼬리를 흔들어 댑니다.
개들은 짖는 동물이지만, 이 짖음은 반드시 도주 할 수 없는 여건에 있거나, 주위에 익숙한 사람 또는 익숙한 개가 있을 때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개의 짖음은 아주 무기력한 수준으로 나타나거나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 말은 개는 무리 짓지 않고는 짖음을 사용하지 않고 싶어 하며, 도망가거나 피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하는 원래의 선택을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간식봉지를 만지기만 해도 얼른 달라고 소리 지르거나, 퇴근해서 집에 들어 설때 폴짝거리며 반갑다고 짖어대거나, 현관문 밖에서 들리는 아주 사소한 소리에 짖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 조장 해놓은 것입니다.
당신의 개는 당신을 자신과 끈끈한 유대감으로 묶여진 '무리'라고 여기며 살고 있기 때문에 짖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며, 그 유대감이 높으면 높을수록, 당신이 개가 알아듣지도 못할 만큼 많은 말을 건네거나 쉬지 못하도록 접촉하면 할수록 짖음은 더 자주, 더 강하게 사용됩니다. 짖음이 반려견들에게 너무나 일상적인 것일지라도, 우리는 이 짖음을 완화시키거나 멈춤으로써 개들이 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하루 온종일 혼자남아 당신을 기다렸다고 집에 들어 설때 반려견을 불러 과한 표현을 하지마세요!
가만히 잠자고 있는 반려견을 만지거나 부르지 마세요! 이런 행동은 반려견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무리근성을 싹틔우고 짖음이라는 흥분되고 불안한 도구를 많이 사용하도록 만듭니다.
개는 원래 짖는 동물이므로 짖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보다는 개는 짖음을 사용하는 동물이지만, 그 짖음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 훨씬 더 안정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반려견들을 대한다면 우리가 개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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