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賀鑄, 1052~1125)는 자가 방회(方回), 호는 경호유노(慶湖遺老)이며 하남성 위주(河南省 衛州) 사람으로 외모가 추하여 하귀두(賀鬼頭)라 불린 설도 있다. 당나라 시인 하지장의 후손이며, 시(詩)와 사(詞), 서예에 뛰어났다. 작가가 17세 되던 해에 변경(汴京, 지금의 河南省 開封)에 들어가 좌반적직(佐班殿直)이 되었다. 철종(哲宗) 때 통판(通判)을 지냈으며 만년에는 소주(蘇州)에서 기거했다. 그의 사(詞) 특징은 염정(艶情)의 묘사에 있는데 소식의 호방한 풍격도 지닌 작품도 약간 있어서 시인 장문잠(張文潛)은 그의 작품을 극찬(極讚)하면서 “깊은 고독은 굴원과 송옥과 같고 비장함은 소식과 이청조의 사와 같다”고 했다.靑玉案 청옥안Qīng yù àn 賀鑄 하주Hè zhù凌波不過橫塘路. líng bō bú guò héng táng lù.어여쁜 그녀의 발걸음은 횡당 길을 지나지 않으니但目送、芳塵去. dàn mù sòng、fāng chén qù.단지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만 봤었지.錦瑟華年誰與度. jǐn sè huá nián shéi yǔ dù.꽃다운 시절을 누구와 함께 보내는지.月橋花院, yuè qiáo huā yuàn,달빛 비치는 다리일까 꽃 핀 정원일까,瑣窓朱戶. suǒ chuāng zhū hù,붉은 대문 안 꽃무늬 창문 가일까. 只有春知處. zhǐ yǒu chūn zhī chù.봄만이 그녀 있는 곳 알겠지.碧雲冉冉蘅皐暮. bì yún rǎn rǎn héng gāo mù.구름은 한가로이 떠다니고 향초 자란 강 언덕에 해 저무니.彩筆新題斷腸句. cǎi bǐ xīn tí duàn cháng jù.채색 붓으로 새로이 애끓는 시를 짓는다.試問閑愁都幾許.shì wèn xián qíng dōu jǐ xǔ.묻노니 부질없는 수심은 다 얼마나 되려나.一川煙草, yì chuān yān cǎo,온 들판의 안개 서린 풀,滿城風絮. mǎn chéng fēng xù.성안 가득히 바람에 날리는 버들개지.梅子黃時雨. méi zǐ huáng shí yǔ.매실 노랗게 익을 때 내리는 장맛비.① 靑玉案(청옥안): 사패명, 쌍조 67자. 전‧후단 각 5측운으로 압운을 하며 다섯 번째 구에는 압운하지 않음. 첫 구에 있는 ‘橫塘路(횡당로)’를 사패명으로도 삼음.② 凌波(능파): 미인의 걸음이 가볍고 우아함을 형용함.③ 過(과): 오다. 방문하다.④ 橫塘(횡당): 지명. 소주(蘇州)의 서남쪽 교외. 작가의 별장이 있는곳. 만년을 이곳에서 보냄. ⑤ 芳塵(방진): 미인이 걸어가면서 일으키는 먼지. 이 작품에서는 걸어가는 여인의 뒷모습을 나타냄. ⑥ 錦瑟華年(금슬화년): 꽃다운 젊은 시절.⑦ 瑣窓(쇄창): 무늬를 아로새긴 창.⑧ 冉冉(염염): 구름이 천천히 움직이는 모양.⑨ 蘅皐(형고): 향초가 자란 강가 언덕.⑩ 彩筆(채필): 아름답게 채색한 붓. ⑪ 一川(일천): 온 땅. ‘川’은 평탄한 땅.⑫ 梅子黃時雨(매자황시우): 강남 지방에서는 5월 무렵 매실이 노랗게 익을 때 장마가 내리는데, 이때 내리는 장맛비를 ‘황매우(黃梅雨)’라고 함.이 작품은 늦봄의 경치를 묘사하며 여인을 사모하는 작가의 시름을 적은 연정사(戀情詞)이다. 작가는 횡당(橫塘)에서 한 여인과 이별을 한 후, 떠나간 그녀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저물어가는 봄을 보며 떠나간 여인을 그리워며 슬픔 마음을 담아 사를 지었다. 작가는 작품 말구에서 늦봄의 경물을 빌려 마음속의 수심을 절묘하게 형상화했다. 송나라 사인 황정견은 “강남의 단장의 시구를 읊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오직 하주뿐이다”고 극찬했다. 또 혹자는 작품 속 미인에 대해 여러 가지의 의미를 부여해 해석하기도 한다. 작품은 미인을 노래했지만, 벼슬길에서의 실의, 청춘을 헛되이 보낸 상실감, 이상을 이루지 못한 좌절감 등 작가 내면에 있는 ‘시름(閑愁)’을 미인에 기탁해 노래한 것으로도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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