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늘(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회견 이후 21개월 만이다. 이번 회견은 실망한 민심을 회복할 또 한 번의 중대한 기회가 된다. 2년간의 국정운영 소회를 밝히고 남은 3년의 국정방향과 각오를 새롭게 제시해 국민적 신뢰를 되살릴 계기가 될 수 있다.윤대통령은 취임 100일 회견 이후 그동안 기자회견 형태의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 지난 2월의 올 신년회견을 KBS ‘녹화 대담’ 형식으로 국민 앞에 섰지만 기자들로부터 다양한 질문을 받고 즉석에서 답하는 기자회견에 비해 극히 내용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4·10 총선에서 거센 ‘정권심판’ 민의가 확인된 뒤 지난달 29일 영수회담이 성사됐지만 역시 국민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서로 할 말만 하고 끝난 뒤 지금껏 진전의 기미는 없다. 대통령실은 이번에는 “최대한 많은 질문을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보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궁금해하고 듣고 싶은 말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 위주로 (회견을) 준비하자”고 말했다고 하니 반갑긴 하다. 윤대통령은 이같은 엄중한 전후 사정을 깊이 인식하고 회견을 준비했으리라 믿는다. 총선 후 지지율이 계속 저조한 상황을 감안하면 `국정기조 전환`의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최근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고, 특검 추천권을 민주당이 행사하겠다고 하는 것이 괴도해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하고 출국까지 강행한 배경에 대해 왜 굳이라는 국민적 의구심은 상존한다. 대통령은 진솔하게 설명해 국민의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특검법의 사법 체계상 문제점에 대해 반박하는 것보다 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3년 넘게 남은 임기의 향후 국정 기조와 사의를 표명한 국무총리 등 내각 인사, 더욱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듯 한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 관계를 슬기롭게 풀어나갈 협치, 나라의 미래가 걸린 연금·교육·노동 개혁의 추진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대통령의 입장을 듣고 싶어한다. 그리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등에 대해서도 진정성 담긴 설명과 대국민 사과도 필요하다. 변명과 해명만으론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아울러 민생 현안에 대한 언급도 꼭 필요하다. 개혁 추진 어려움에 대해서도 진솔한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남은 임기 3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을 보여야 국민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주력 산업의 수출 호조로 1.3% `깜짝 성장`했지만, 물가 상승과 고금리에 소상공인과 서민들은 고달픈 삶을 살고 있다. 현안인 의료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진정성 있는 호소도 기대한다. 의대 정원 확대는 야당은 물론 70% 이상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의사협회의 강대강 대결이 장기화하며 의료 서비스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의·정 갈등의 돌파구를 어떻게 찾을지 국민 모두는 궁금해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이 ‘불통의 대통령’이 아닌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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