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가 올 연초에 달러당 140엔 초반에 있던 것이 4월말 한 때 160엔까지 상승, 엔화가 초약세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원화에 대해서도 연초 920원이었던 엔화가 4월에 들어서면서 약세를 지속해 870원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위안화에 대해서도 1위안 당 19.7엔 정도 였던 환율이 한 때 22.3엔까지 올랐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160엔에서 일본의 환시장 개입이 있어 다시 환율이 떨어졌습니다.요즈음 신흥국들은 가뜩이나 달러 강세로 인해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엔 약세가 밀고 들어오니 죽을 맛일겁니다. 달러 강세로 숨이 턱턱 막히는데 엔 약세로 수출 성장마저 멈추게 되면 자본 유출 있다는 방증입니다.자국 통화 약세라도 방어하기 위한 방법에는 우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는 겁을 먹고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로 인상하였습니다. 환율을 방어하는 다른 방법은 시장개입을 통해 환율을 조절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동화 환율이 계속해서 상승하자 이걸 막기 위해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매도하면서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와 미국 고금리로 인해 달러 베이스로 차입이 많은 신흥국들은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우리나라, 중국 같은 수출 국가들은 달러 강세 & 엔 약세 조합이 극단적으로 나타난다면 그 스트레스는 어마어마 할 겁니다. 2015~2016년을 넘어설 때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던 바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괜찮을까요? 그렇지는 않죠. 환율이 올라간다는 건 수입물가가 올라 간다는 뜻이고 이는 물가가 상승한다는 얘기입니다. 일본은 10여년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아 오히려 걱정이었지만 일본도 전세계처럼 오랜만에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고 아직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엔약세가 오래 지속된다면 일본 또한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그럼 일본의 엔화는 왜 이리 약세일까요? 몇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를 들 수 있습니다. 올 초만 해도 미국의 금리가 6번 인하될거라 하더니 지금은 한번 또는 안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일본도 금리 인상의 시기를 놓쳐 달러에 대해 엔화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두번째는 아베노믹스 때 돈이 마구 풀린 후유증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베노믹스 시절에는 세계 경제의 침체와 코로나 국면으로 일본 돈이 안전자산 즉 safe haven으로 인식되어 엔화가 강세가 보였던 시절이었고 21세기 초반 전세계 경제계를 휩쓴 현대 통화이론(MMT)으로 인해 전 세계가 코로나를 맞 아 돈을 마구 찍었던 시절이여서 부작용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어 닥친 공급 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금리가 제로금리에서 5.5%까지 오르고 미국의 소위 말하는 매그니피션트 7빅테크 회사들의 호황이 겹치면서 달러의 독주와 엔화의 안전자산 탈락으로 과도하게 발행된 일본의 통화팽창의 후유증이 이제 나오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투기 세력들의 공격과 엔 약세 때 부동산과 주식을 사려는 세력 때문이라는 이유입니다.  환투기야 예상된 것이지만 일본이 주식시장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상승하자 주식 매입을 위한 외인 자금이 일본에 들어오고 있고 30년 침체로 인해 가격이 매력적으로 변한 부동산 매입 자금이 일부 들어오고 있으며 AI 시대를 위해 미국이 노골적으로 반도체 투자를 일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음모론에 가까운 이유지만 미국이 일본 금리 인상과 엔화 강세를 당분간 원하지 않는다는 꽤나 타당한 가설입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올해 11월 미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바이든의 재선을 위해서는 경제의 안정이 필요합니다. 두가지가 핵심이죠,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과 코로나 이후 너무 먾이 써버린 재정을 앞으로도 국채 발행을 통해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지난해 34조 달러가 넘어 한해 이자만 1조 달러 (1400조원)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자금 면제 등 바이든이 퍼붓고 있는 재정정책을 위해 세금이 부족한 상태라 이번 2분기 미국의 국채 조달 금액이 지난 분기보다 엔화가 달러당 160엔을 지난 주 터치했고, 터치하자 마자 일본의 환개입이 들어왔고 지금은 153엔대 까지 밀린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엔화의 달러당 160엔은 난공불락일걸까요? 당분간 이 지점에서 개입이 들어왔으니 심리적 저항선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다시 일본엔화가 강세로 전환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트럼프마저 일본 엔화 가치가 3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에 ‘재앙(disaster)’이라고 주장하면서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까지 미국은 자국의 국채 입찰을 위해서라도 일본의 엔화가 강세로 가는 걸 막을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일본 엔화의 약세가 너무 쏠리게 되면 이머 징 마켓의 타격도 클 것이고 옐런을 비롯한 미국의 스탠스 역시 압박 받을 겁니다. 때마침 일본의 시장개입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당분간 다시 155엔 선에서 서로 눈치를 보는 형국이 이어질 거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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