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은 사자의 몸속에서 사자를 좀먹는 벌레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獅子(사자)의 목숨이 끊어지면, 감히 딴 짐승들은 먹으려 하지 않지만, 사자의 몸속에서 생긴 벌레는 그 사체를 먹는다는 말이다. 범강경(梵綱經)에 이르길, 사자(獅子)의 목숨이 다하면, 감히 딴 짐승들은 먹으려 하지 않지만, 사자의 몸속에서 생긴 벌레는 그 사체를 먹는다. 불가에서는 이 말을 불교의 정법(正法)은 법(法) 속의 악비구(惡比丘) 때문에 무너진다는 말로 쓴다. 즉 내부(內部)에서 생기는 화란(禍亂)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최근 경북 포항의 한 언론사 기자가 국회의원 사무국장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며 총선을 앞둔 지역 언론계와 정가가 야단법석이다. 이 사건은 지난달 29일 밤 발생했다. 사무국장 A씨는 밤 늦은 시간한 인터넷신문 기자 B씨에게서 “밥값을 계산해 달라”며 접대를 요구하는 연락을 받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겼고 B씨가 A씨의 자택까지 찾아가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B씨는 혼자가 아니었다. 여럿이 패거리를 지어 B씨를 찾아간 것이다. A씨는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B씨는 잘못된 소문이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이런 소문이 난 것만으로도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일부 기자는 기자가 위세를 과시하며 갑질을 했던 과거를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우스갯소리로 “기자가 지갑을 들고 다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시대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인간이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어른이 되거나 노인이 된다. 늙는 것은 쉽지만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가수가 부은 노래 기사에도 나오지 않은가.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의 성숙함을, 익어 감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다.기자는 연차가 쌓여도 기자다. 차장, 부장, 국장이라는 직함이 붙을 수 있지만 기자는 ‘기자’다. 기자 윤리강령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기자는 진실과 정의라는 본연의 가치를 추구하며 도덕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자’가 아니라 콩고물만 노리는 ‘기레기’가 되는 것이다.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이 떠오른다. 소수의 기레기들 때문에 대다수 농익은 기자들까지 매도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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