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문제에 대해 이의가 제기되지 않을 때 도덕규범의 기준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세계적인 경영 석학으로 불리는 게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의 말이다. 경북에서 그의 분석이 꼭 맞아떨어지는 ‘사회’를 꼽으라면 교육청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도덕규범의 기준이 바닥을 치고 있다. 우선 교육감은 뇌물수수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7년의 구형을 받았다. 윗물이 흙탕물이다. 아랫물이 맑을 수 있을까. 혹시나 하는 의심은 역시나에 속속 귀착하고 있다. 최근 경북도교육청은 폐교 임대 입찰 과정을 두고 교육청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개입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0월 경북도교육청 산하 김천교육지원청이 관내 폐교 3곳에 대한 공개 입찰을 진행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학생들의 주머니를 턴 사례도 있다. 몇 주 전에 터져나온 자판기 운영 리베이트 의혹이 그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구미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자판기의 판매가격이 원가의 약 2~3.5배에 이른다는 지적이 있은 후 제기된 의혹이다. 해당 학교는 지난해 교내 매점을 폐쇄했다. 이후 자판기로 음료수와 간식을 판매했는데, 가격이 시중가의 2배에 가깝다.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지역 사회가 “학생 주머니 터는 양아치 자판기”라고 들고 일어나는 모양세다.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 사회에‘병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 적이 있다. 몸이 아픈 사람들이 아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병세를 이렇게 밝힌다.“관직과 공공재산을 다루는 데서 나오는 이득 때문에 계속해서 관직을 맡으려고 한다.”경북교육청의 병세가 심상찮다. 제일 윗물부터 학생들을 상대하는 아래층까지 맑은 구석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윗물’이다. 옛말처럼 훈장이 ‘바담 풍’ 하는데 학동들이 ‘바람 풍’ 할 수 있을까. 비리에 연루된 ‘환자’ 직원들 모두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훈장님부터 다들 ‘바담 풍’하는데 왜! 나만 갖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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